애드센스 (포스트)


코끼리에게 물을 book, movie, trip

코끼리에게 물을
새러 그루언 지음, 김정아 옮김 / 두드림
나의 점수 : ★★★

제이콥, 말레나, 로지, 월터, 빨간머리 오거스트, 엉클앨, 보보...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으면 그 세상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번에는 그들의 세상 속으로 푹 빠져 보았다. 서커스단에서의 생활이 주 내용이지만 서커스에 관한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주인공인 제이콥은 90을 넘은 할아버지이고 양로원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서커스단 생활이 오히려 더욱 생생하다. 현실 보다 더욱 현실같은 액자 형식의 구성이 90살 노인의 삶을 더욱 작아지게 만들며 이 소설의 중심이 단지 화려한 젊은이들의 삶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언제나 그렇듯 정보서적만을 탐독하는 나에게 소설은 새로운 재미를 준다. 이 소설 역시 딱 그 정도의 재미를 주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재미있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사실 이제 내 진부한 이야기를 가지고는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 그것을 그들의 잘못으로 돌릴 수도 없다. 내가 겪은 이야기는 모두 다 유행이 지났다. (중략) 그러나 그래봤자 이 모든 것은 이제 오래전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한테는 오래전 이야기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경험을 할 가능성이 없다. 그게 바로 늙는다는 것의 실상이다.


늙는다는 것의 실상은 더 이상 새로운 경험을 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 반대로 젊었을 때 해야할 의무는 바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다.

로즈메리가 시계를 본다. 바늘이 있는 진짜 시계다. 디지털 시계는 한때 유행하다 사라졌다. 천만다행이다. 뭔가를 만들줄 안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언제나 깨달을까?


만들줄 안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맞는 얘기다.

좋았던 시절, 아무 걱정 없는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밤이면 칭얼대는 아기들 때문에 밤잠을 설쳤고, 낮이면 온 집안이 허리케인이라도 휩쓸고 지나간 듯 난장판이었다. 아이 다섯, 침팬지 하나, 그리고 감기로 앓아누운 아내를 나 혼자 돌봐야 할 때도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우유 잔을 네 번이나 엎지르고, 꽥꽥거리는 고함소리에 머리가 깨질 것만 같을 때도 있었다. 문제를 일으킨 아들놈을 데려오기 위해 경찰서에 가서 보석금을 내야했을 때도 있었다.


아무 걱정 없는 시절에 대한 묘사인데도 나에겐 생소하다.

그녀를 되살릴 수만 있다면 그 무엇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녀가 먼저 간 것은 다행이다. 그녀를 떠나 보내야 했을 때, 나는 몸뚱이가 반으로 쪼개지는 아픔을 느꼈다. 나에게는 세상이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일을 그녀에게 겪게 할 수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보다 오래 사는 것은 고약한 일이다.


내 생각에도 그 보다 고약한 일은 없을 것 같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jely.egloos.com/tb/4228831 [도움말]

덧글

덧글 입력 영역


한RSS + 트위터카운터

크리스마스 로고 이벤트 위젯 (가로 180픽셀)

내 최근글 목록

애드센스 (200x200)

트위터프로필

Wakoopa Update

card.ly

card.ly